2014년 11월 30일 일요일

프로그래머 철학을 만나다 - 도서 리뷰

오전 7:10 Posted by jonnung No comments
<프로그래머 철학을 만나다, 유석문 지음, 2014.08, 로드북>

 올해 여름이 끝나갈 무렵에 '유석문'님의 '라이엇 게임즈' 입사 후기를 읽어보고 참 멋지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때마침 기회가 되서 '유석문'님이 발표하는 세미나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는데 미련하게도 날짜를 착각하는 바람에 다른 약속을 잡아버려서 결국 취소했다. 얼마나 아쉬웠던지...

 얼마전에 회사에서 운영하는 도서관에 신간 몇권이 들어왔는데 대여를 한 책이 '유석문'님이 쓰신 책이였다. 왠지모를 반가움! 
실제로 뵙지 못한 분을 책으로 뵙게 되니 예전에 아쉬움이 좀 달래지는 기분이였다.

 이 책에 대해 말하기 전에 잠시 내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마주쳤던 걱정과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업무가 잘 안풀릴때나 사람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내 스스로 묻고 답을 구하려고 했던 노력들. 나름대로 수없이 많은 생각들로 해결책을 찾으려고 했지만, 결국 만족스러운 답을 찾지 못했을때 느끼는 스트레스로 자존감, 자신감에 흠집이 나기도 했었다.
 혼자하는 고민으로 해결하고자 하는게 과연 가능했던 걸까? 내안에 지배적인 생각은 세상 어디에도 나의 걱정을 해결하거나 도와줄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찾은 대안은 책이였다. 책을 전혀 읽지 않는 편은 아니지만 내 입으로 자랑(?)스럽게 말할 정도로 많이 읽지는 않는다.

 난 자기 계발 서적을 좋아하는데 개발자라는 직군에 초점을 맞춰서 자기 성찰을 다루는 책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 같다. '나는 프로그래머다' 라는 책도 읽어 본 적이 있는데 선배 개발자분들의 개발 인생에서 겪은 노하우와 생각을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기회 였지만, 나에게 어떤 길을 제시하기 보다는 '난 이렇게 살았다' 정도의 인상만 남아있는 것 같다.

 이 책은 개발자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비슷한 상황들에 대해 느끼게 되는 감정들에 대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해결책을 철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 해준다.
이런 컨셉이 좋았다고 느낀 이유는 저자의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서 '난 이런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다'라는 것보다 철학자들이 평생에 걸쳐서 연구하고 도달하게 된 지혜를 바탕으로 방향을 제시하기 때문에 더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책을 읽어가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을 표시해 두었는데 아래 그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다.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말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에만 집중해야한다고 말한다. 회사내에서 겪을 수 있는 상사의 권위에 대한 실체와 올바른 권위란 무엇인가를 제안한다. 
외부 요인을 바꾸기 힘든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렇다고 외부 요인에 맞춰 자신을 바꿔서는 안된다.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고히 해야하며 외부의 통제 시도에 단호하게 저항할 수 있어야 한다.
 나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것은 외부를 지배하거나 통제하고자 얻는 것이 아니다. 올바른 영향력의 확장은 자신의 내면이 확고하고 올바르게 발전하여 외부에서 이를 인지하고 인정하는 것이다.
 실패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실패라는 것은 끝이 아니며 삶의 과정이다. 받아들이고 직시하면서 그것을 통해 더 배우면 되는 것이다. 실패한 순간을 떠올리며 몸서리 치듯 자책하는 대신 잘했던 부분과 개선할 점을 찾아 실천해야 한다.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좋은 습관을 만들고, '나쁜 습관'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목표 설정', 둘째 '동기 부여' 셋째는 '꾸준한 실천'이다. 내안에 철학을 정착시켜 자신이 개선되고 있다는 좋은 피드백을 받아 작은 성공을 만드는 것이 훌륭한 동기 부여가 될 것이다.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부분은 '화에 대하여'이다. 사실 나의 고민과 스트레스들은  '화'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화'가 나를 지배하게 했기 때문에 어떠한 긍정적인 생각과 다짐들도 무력화되기 마련이다. 
 내 안에서 시작된 '화'는 내가 받은 질책과 항의가 그대로 흡수되어 진화한 것이다. 상대가 내비친 화의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나 자신의 '화'가 되는 것이다. 
나의 '화'를 다룰수 있다면 상대방의 화를 조절할 방도가 없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완화 시킬 수 있는 여유와 기회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대한 주의를 요구한다. 인간이 예측하는 미래는 현재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이다. 현재의 행복이 미래를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행복한 현재를 살아가는 개발자가 되기 위해서는 함께 하는 사람들과의 조화로운 삶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두리뭉실하게 노력하자가 아니라 증명된 효과적인 방법론들을 접목해보자. ATDD(Acceptance Test Driven Development), TDD(Test Driven Development)는 저자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중에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실천적인 지혜'를 쌓기를 바란다. 나 자신을 믿고 내 잠재력 위에 지적인 미덕을 쌓고, 이를 실천하며 도덕적인 미덕을 쌓아야 한다. 

 나는 내 주위에 함께 일하는 개발자분들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강력하게 추천한다. 내 자신이 좋은 영향을 받은 이유도 있고, 이 지혜를 함께 이해하고 느끼면서 살아가면 더 즐겁고 행복한 (개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